엔더의 게임에서 천재라는 사실은 꽤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크게 '특별'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특별하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특별하게 인식하고 경외하며 선망의 눈길을 보낸다는 점에서 말하는 것이다. 물론 엔더의 게임에서의 엔더 역시 주변인들에게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고는 있으나, 그것은 '천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영웅'이기 때문이다.
영웅과 천재는 다르다.
천재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도 괜찮지만, 영웅은 남들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칭해지는 영웅이라면)
엔더는 천재이기에 앞서 영웅이 되기를 요구받고, 다섯살 남짓한 어린나이에서부터 어른으로의 성장을 강요받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엔더의 게임은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소설은 아니다.
어린 나이에 어른이 되길 강요받는 아이들은 많았으나 엔더는 단순한 어른이 아니라 구원자로서 나서야했고 그 결과는 오히려 설익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고독을 씹고 전투대원의 지휘관이 되는 엔더는 그러나 자기 스스로는 '컨트롤'할 수 없었고 따라서 그의 누이인 벨런타인의 도움을 받고서야 다시 나아갈 수 있었다. 그것은 엔딩의 순간까지도 비슷하게 흐른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엔더의 고뇌와 시련은 바깥에서 보는 '독자'들에게는 정말 '게임'으로 인식된다. 진지하지 않은, 철저하게 기만된 상황. 엔더는 성장해가지만 동시에 역행해가는 부분도 있다. (마지막 엔딩에서는 조금 다른 해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냉철한 지휘관이 되어 부하들-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을 지휘하는 모습 또한, 기만적으로 보인다. 진지하게 뚫고 나가야할 시련과 역경이 엔더의 태도, 아이답지 않다기 보다는 아이가 흉내내는 어른의 모습답지 않은 그 행동에 나로선 쉽게 공감하기 어려웠다.
엔더는 뛰어난 지휘관이자 영웅이었지만 엔더의 게임의 작품 속에서는 연출된 지휘관, 연출된 영웅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이든 의도가 아니든.
쓸데없는 사족이 늘었지만, 엔더의 게임은 스페이스 오페라라기보다는 천재소년의 성장극에 가깝고 모험 활극이라기 보다는 우울한 소년의 인생전기에 가까울 것이다.
캐릭터 소개를 해볼까 했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없어 생략하기로 한다...
엔더의 형, 피터는 좀 멋있었음...'ㅅ'